낙서장

론더풀(Lonely + Wonderful) 투나잇 - 글루미(gloomy)족들을 위한 연극

fervour12 2014. 3. 1. 15:16

2014. 2.28(금) 소극장 무대공감

 

 

 

 

또다시 간만의 연극. 아는 분이 출연하시는 것이 제일 큰 이유이긴 하지만... 처음 제목을 듣고 팍 꽂혀서... 나같은 글루미족은 론리, 온리 뭐 이런 단어에 약하단... -_-;; 게다가 부제까지 '혼자 가기 좋은 술집'이란다. 으아... 이건 완전 나를 위한 연극... 시간나기를 손꼽아 기다려 어제 마침내 보러 갈 수 있었다.

 

한국어 수업을 마치고 허위허위 달려간 소극장 무대공감. 지하철 역에서 가까운데다 찾기 쉬운 것이 장소는 딱이다. 소극장이지만 조명이나 무대장치도 나름 충실해 배우들 뒷받침을 잘 해 주고 있는 느낌?

 

이 술집에 모이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가족, 친구, 연인들도 다 있는,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넘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이 부족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 하지만 주인장의 나레이션처럼 가족,친구, 연인들에게조차 할 수 없는 말들이 누구에게나 있고, 그래서 그들은 혼자 술을 마시러 그 곳으로 가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주인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감정의 타이밍'이 맞기 때문이란다. 그렇다. '감정의 타이밍'

 

원래 어릴 때부터 혼자놀기를 좋아했던... 정말 자칫하다간 은둔형 외톨이와 헷갈릴 수 있는 글루미족이었던 나는 술마시기가 허락된 시점부터 혼자 다니던 바(Bar)며 포장마차, 다찌 등이 있었다. 안타깝게 제일 오래된 Bar는 없어졌지만... 어쨌든 말주변이 없어 내 이야기를 잘 못하던 대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릴 땐 어떻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저렇게 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했지만 어느 새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극히 자연스럽게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물론 그런 날은 많지는 않다. '감정의 타이밍'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남포동 조직폭력배 두목 형님... 오오사카 사카우메구미 야쿠자 두목 형님도... 두 번 다 같이 3차까지 가고... 간뗑이가 부었었지... ㅠㅠ.

 

아무튼 연극을 보는 내내 내가 만났었던 그런 분들이 떠올라 혼자 실실 쪼개며 편안하게 연극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마침 비도 추적추적 내렸던 것이 날씨까지 극의 이미지와 딱이었다.

 

배우들의 연기야 두 말할 필요도 없는. 다들 베테랑급 배우분들이시고 이 연극 자체가 이미 3차 앵콜 공연인 인기작이라니.

 

 

 

 

이제 오늘, 내일 3차례 공연이 남았단다. 마침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뭔가 쏟아내고 싶은데 잘 나오지 않는 분들, 외로움을 원더풀하게 승화시키고 싶은 글루미족들에게 권하는 연극. 론더풀 투나잇.

 

소극장 무대공감. 남천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ㅋㅋ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깝다... 박지윤...   (0) 2014.03.01
[스크랩] 원조 한류스타. 독립 운동가 김필순님의 아들 김염  (0) 2014.03.01
서면 이쉬~  (0) 2014.02.25
거제동 부잣집 식당~~~  (0) 2014.02.24
부산대학교 앞 그랑쉐프  (0) 201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