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학교가 미국에 있는 관계로 항상 여름방학은 한국 보다 한 달정도 빨리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에 처음으로'한국 대학강의를 '도강' 했습니다. 한 사립대학의 강의 하나만을 두고 쓰는 것이라 물론 일반화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강의 하나로 느꼈던 저의 느낌은 "미국 대학/한국 대학의 강의실 풍경이 참 다르구나" 였습니다.
우선 강의실 바깥 풍경을 애기 하자면,, 한국의 여대생들은 복장에 꽤나 큰 신경을 쓰고 얼굴에 두터운 화장을 하고 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그에 반해 미국 여대생들은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추구합니다 . 화장하는 여학생이나 힐을 신고오는 여학생은 10명 중 1명 될까말까 합니다. 가끔 수업이 늦었을때 허겁지겁 오느라 파자마를 입고오는 학생들도 볼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차이점들은 강의실 바깥 풍경이라 항상 쉽게 느껴왔던 것이였습니다. 그럼 강의실 안 풍경은 어떨까요?
1) 딴 짓하는 학생들 왜 이렇게 많아?
: 가끔 강의 시작 전 미국 학생들 중 신문을 읽거나 문자를 보내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대게 그런 경우에 미국 교수들이 한마디 씩 던집니다. "지금 강의 시작하니까, 끝나고 읽을래요?"식으로 대게 부드럽게 경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수업 중 꾸벅꾸벅 조는 학생이 있으면 농담투로 "어제 너무 공부 열심히 해서 힘들었나보군 학생!"이라며 학생을 깨우기도 해서 당황한 학생얼굴이 벌개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또 어떤학생이 너무 소란을 피우거나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입힐정도로 산만한 경우에는 강의실에서 �아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정도로 미국 교수들은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서 높은 집중도와 관심도를 요구합니다. 물론 몇백명의 학생이 듣는 대규모강의라면 이 요구수위가 낮을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은 자신의 강의중 '딴 짓'하는 학생들을 모른척 하고 강의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들어갔던 한국대학의 강의실 안 풍경은,,,
사실 좀 충격이였습니다. 교수가 앞에서 강의하고 있는데 자기 공부 할 것(영어단어집, 일본어교재, 심지어 소설)을 따로 챙겨와서 읽는 학생들이 보였습니다. 분명 교수님도 어렵지 않게 그 학생들이 강의를 듣지 않는 다는걸 알수 있는 상황이였는데 아무런 지적을 하시지 않으시더군요. 저도 고등학교때 맨 뒤에 앉아 몰래몰래 소설책 읽는 기억이 있습니다만,, 대학강의실에서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을 보고 적지않게 놀랐습니다.
2)수업 중간에 들어오는 얌체족
제가 도강했던 강의는 두 시간 강의 였는데 한 시간 강의 후 10분 쉬는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쉬는 시간 중 1/3 정도의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와 교실을 매우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늘어난 학생 수에 같이 갔던 친구에게 이유를 묻자 휴식 후에 출석체크를 하기 �문이라고 답합니다. 이렇게 되면 교수님도 누가 '출석체크' 때문에 오기싫은 강의 억지로 왔는지 아시지 않을까요? 이건 강의실에 온 목적이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출석체크'하러 온 것으로 바뀌는 상황이죠. 학생으로서 책임감없고 염치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출석체크'�문에 그런 '얌치짓'을 할꺼면 아예 강의 오지않는게 낮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에대해서도, 다른 학우에게도,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도 부끄러운 행동입니다.
3)질문이 없다!
제 전공이 정치인지라 제가 도강했던 수업도 정치 강의였습니다. 과의 특성상 제가 다니는 학교의 정치 시간에는 교수와 학생들간의, 학생들과 학생들과의 질문과 토론이 활발히 진행됩니다. 때로는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 정치적 견해가 다른 학생들과 서로 흥분해서 '삿대질'(백분토론을 생각하시면 될듯)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한 쪽이 기분이 상해 강의실을 박차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전 "아 이 수업이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였으면,,더 많이 발표하고 질문하고 토론에서도 내가 다 이길텐데!"하면서 아쉬워 한적도 많았습니다.
제가 도강했던 수업또한 정치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질문이 있을꺼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고등학교의 정치 시간과 다를게 없더군요. 교수-->학생 으로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강의 진행이였습니다. 적어도 정치학 강의라면 서로의 견해와 주장과 질문들이 쏟아져나와야되는 시간인데 2시간 강의 내내 너무 잠잠 하더군요. 교수님들또한 학생들에게서 강의주제에 대해 의견을 구하려는 모습이나(가령, 이런 의견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식으로 발표를 이끌어내는) 질문을 얻기위해 노력하시려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들었던 강의는 한 대학의 정치학 강의였기 �문에 이�의 경험 하나로 '한국대학 이렇더라'라고 말할수는 '절대'없습니다. 다만 그 때 강의실의 모습이 중-고등학교때 선생에서 학생으로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진행의 모습과 <http://blog.daum.net/jkkang/11815505, "고3체육시간을 자습시간으로 바꾸신 교장선생님께" 참조> 별반 다를게 없는것 같아 많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학생들이 강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미국학생들에 비해 아쉬웠습니다. 다음번에 혹시 도강 할 기회가 더 있다면 조금 더 열정적이고 궁금함이 가득해서 강의실을 '뜨겁게' 만드는 '뜨거운'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싶네요. :)
^-^ : 일요일이라 모처럼 실컷 자고 일어나서 들어와봤더니,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관심있게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 "그래서 넌 지금 미국대학이 한국 보다 낫다는 것 아니냐, 도피 유학생아' 라는 식에 댓글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본문 어디에서도 전 "미국 대학이 한국 대학보다 수준이 높으며 학생들 수준도 높다"라고 한 적, 없습니다. 여학생들의 의상에 대해서는 "한국은 일반적으로 이런데 미국은 이렇더라"라고 한 정도 입니다. 두나라 대학문화 차이에서 나온 것이니, "이러이러 하니 미국이 더 낫다"라고 한것이 아닙니다. 다만, 미국/한국, 대학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한국에서 좀더 질문을 많이 하고 열정적인 수업 분위기가 유도 되기를 희망했을 뿐입니다."너가 들은 수업만 그런거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군요. 앞에서도 제가 말한 '일반화의 문제'인데 그래도 제 경험이 어느정도 수긍할만 최소한의 '일반성'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도피 유학생 운운 하시는 분들, "한국에서 공부 못해서 유학 간것 아니냐"라는 분들. 어린나이에 부모와 떨어져서 공부하는 것, 그렇게 생각보다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기숙사있는 학교가 아니라 호스트 집에서 학교 다니는 경우에는 평생 먹어보진 못한 '눈치밥'(고등학교 교환학생 시절, 밥 한그릇 더 먹으려하니 절 잡아먹을 듯 째려보던 아줌마의 눈빛이 생각나네요..;;)을 먹어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블로그에 온 어린 유학친구들이 댓글읽고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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